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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 문방구/한국 방구석에서 고뇌

남녀 사이에 친구가 될 수 있을까

by 문방구PD 2021.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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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필자도 남녀 사이엔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독일에서도 남녀 친구들이 존재하니까 그게 그런 걸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건 20대나 30대 초반의 생각이었다. 30대 언저리를 넘어가면서 작업을 하다가 유부남이 된 남사친을 보거나 혹은 미혼인 후배나 동생들 뭐 지인들을 보게 되면 나이가 있어서인지 조심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영상 통화나 줌으로 연주자를 만날 때에도 옆에 부인이 "나 여기 있소"라는 의식을 보여줄 정도로 사소한 친구의 만남도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 사실로 보인다.

 

 

독일에서 지내면서 나는 남녀 사이에 친구는 될 수 있지만, 여자 입장에서 그렇게 될 순 있겠지만 적어도 게이 남자일 때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성애자였던 독일 남자애가 여자 숙소를 마음대로 드나들면서 몇몇 여자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의 얘기를 해 나갈 때는 분명 친구였다. 그런 정도의 사이는 친구가 맞다. 그런데, 내가 국내에서 돌아와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건 30대 이후부터는 정말 남녀 사이에 친구는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지인 정도? 가 알맞다. 

 

대부분 유부남, 유부녀일 경우 친구라는 존재도 사실 부담스럽다. 내 동기가 나에게 가끔 보고 싶을 때 연락해라는 말이 나는 뭔가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그리고 내 친한 ㅂㅇ 친구들도 나에게 사귀자라고 한 적도 있고 그런 일이 여러 번 발생했던 과거를 생각해보니, 남녀 사이에 친구는 될 수가 없다고 생각이 든다.

 

난 대부분 내 작업에 있어 남자 스텝들이 대부분이라 그걸 견뎌낼 수 있는 내 배우자를 만나야 하는데,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런 걸 싫어할꺼라고 얘기를 한다. 음악을 하는 부부라도 대학 동기 여사친이 자기 남편이나 자신의 아내와 함께 작업을 하면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지 않겠나. (물론 이건 잘 모르는 사이일 경우) , 내가 최근에 일반인들과 얘기를 하면서 그런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해본 결과 하나같이 남자들은 그런걸 이해를 못 해줬다. 그래서 남자들 입장에서 그리고 여자들 입장에서도 친구관계라는 것이 무리가 있어 보인다.

 

요즘 추세라던 잘못된 문화인 파트너십 관계나, 부부 채널에서나 나올법한 다소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유부남 유부녀 사적 모임이라던가 등의 다양한 형태의 남사친 여사친의 실태는 매우 위험한 수준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 내 간접적인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요즘은 결혼을 해도, 파트너를 따로 만든다고 할 정도로 문란한 시대가 도래했는데 그런 걸 보면 명목은 친구인데 욕구를 충족시키는 관계를 만드려고 하는 친구도 아닌 뭣도 아닌 관계를 가진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 유행하는 익명채팅 앱이 바로 그건데, 나는 그곳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웹상에서 대화를 나눠서인지, 이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왜 줏대가 있어야 하는지 다양한 부분에 있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 앱을 지운지는 몇 주 지났다. 꽤 재미있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많은 경험들을 얼굴도 모르고 누군지도 모른 채 얘기만 하고 지나칠 수도 있는 그런 문화이다. 그래서 얘기해보면, 자뻑인지 진실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직업이 멀쩡하고 괜찮은 사람들도 보이고 정말 아닌 사람들도 보인다. 그 속에서 진주를 찾기란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 곳은 말 그대로 가벼운 관계를 원하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지만 95퍼센트는 그렇고 아닌 나머지도 존재한다. 얘기해보면 정말 외로워서 친구를 찾거나 정말 대화 상대가 필요하다거나 이런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정말 이성을 만날 기회조차 없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앱이기도 하지만, 또한 위험하기도 한다. 아마 소개팅이나 다른 채팅 앱보다 더 많이 따지고 거짓말하고 위선을 보이는 곳이 바로 익명채팅 앱이다. 그래서 위험하기도 하다.

 

 

암튼 그건 그렇고, 어디서 만나던 남자와 여자와의 관계가 친구가 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정말 못볼꼴 다 보고 다 아는 친한 사이라도 남녀라는 인간이라는 동물은 또 어떻게 변질될지 모르는 존재이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하고 또 그래서 집안이 있는 남자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 친구라고 하는 이성의 관계는 절대 쉽게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독일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는 다르다 마인드가 다르다고 하겠지만, 누가 알겠냐 그들의 사정을...

 

내 남편의 여사친이 20대다, 30대다 그런데 가족들이랑도 안다 혹은 내 부인의 남사친이 가족들이랑도 알고 친하다....

아무리 밑밥을 깔아도 남녀 사이에는 친구가 될 수 없으나, 비즈니스 관계에서는 친구가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도 어느 정도 선을 확실하게 지켜야 하는 선에서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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