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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 문방구/한국 방구석에서 고뇌

[일상주저리] 인간은 본디 외로움의 동물이다.

by 문방구PD 2021.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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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상당히 할 일이 많이 놓여있다....

그런데도.... 요즘은 정말 쓸쓸함이 거의 머리 위를 치솟고 있는 지경이다.

원래 혼자 잘 놀고, 고독 놀이를 즐기기까지 한 사람이었는데...

계속해서 뭔가 만들어내야 하는 시즌이라서인지...

매일 곡을 쓰고, 책상에 앉아서 서류를 작성하고 공연 장소와 세팅 그리고 캐스팅 뭐 등등.... 거의 영화감독 수준으로 일을 하고 있다. 오늘도 공연 일정 중에 한 곳에서 편성이 갑자기 바뀌어 연주자를 거의 30분 만에 구하고...(동기) 연주자도 작품도 정말 빨리 써야 한다. 한 달 뒤면 공연인데... 1주 만에 곡을 쓰게 생겼다. 정말... 힘든 삶...

 

원래, 클래식 공연은 한국에서는 막 늦게 줘도 연주자들이 착해서 다 받아주지만..

독일 같은 경우는 3개월 전에 미리 악보를 줘야 한다. 늦게 주면 연주 못한다고 손사래를 치거나 일정이 안 맞아서 잘못된 연주하는 경우를 막기 위함이다.  그나마 학생들에겐 한 달 전에 줘도, 개인 스케줄들이 다 바빠서 현대 곡을 잘 연주해 줄 정도로 노력을 하진 않는 게 대부분이다. 돈을 많이 줘도 말이다. 그래서 좋은 연주자를 찾는 것도 일이다. 그래서 아는 동기나 친구를 섭외하는 것이 가장 좋다. 페이는 당연히 줘야 한다. 

 

암튼,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나는 외로움에 대해서 아는 지인과 얘기하다가

결혼과 외로움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외로워서 결혼을 하는 게 아니라

결혼해도 외롭다는 것이고,

원래 인간이란 본디 외로움의 동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혼이란 왜 해야 하나?

난 사실 제일 걱정되고 안타까운 것이 고독사다...

청년 고독사도 많지만,

어르신들의 고독사도 많다.

 

나이가 나이니만큼, 아무나 만나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막 정형화된 느낌의 사람도 만나기 싫고

너무 막 조건 만남도 싫고, 이것저것 따지는 것...

그냥 자연스레 만나고 싶은데...

이 나이에 쉽지가 않다. 아니 요즘은 더 쉽지 않다. 

집에서 작업만 하는데

누굴 만나겠나..

어린 동생들도 벌써 결혼한 친구들이 많아서, 어울리지 못한다고...

내 동기들은 20대 중반에 결혼을 했으니..

 

친구들은 다 결혼을 잘했고

잘살고, 자식들도 초등학생들이고

다 각자 다른 인생들을 사는지라

나와 갭이 생긴 지 오래다.

그래서 딴 세상.

 

그나마 연주자인 고등학교 동기들이나 대학원 같은과 였던 지인들은..

아직 외롭지만 결혼은 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서

서로 전화를 하면 희희낙락 거릴 정도로

얘기가 잘된다. 그래서 그건 다행인데

 

코로나가 가져다준, 비활동성이

뭔가... 집에 더 많이 있게 만들게 되고

가족적인 게 두터워지다 보니..

친구라는 관계가 좀 더 소원해지고 있다.

 

아무리 친구가 있었도, 일이 바빠도..

가족이 있어도, 애인이 있어도

사람은 본디 외로운 동물이다.

일을 하면서도 외롭고 고독하다.

혼자서 견뎌야 하는 것이 창작인데...

그렇다고 혼자서 이룰 수 없는 것도 창작이고...

본디 누군가 도와줘야 하는 일을 혼자 다 감당하고 있으니..

 

 

지금은 집에서 거의 공장 수준처럼 찍어내야 할 판이라

질보다 양이므로...

실적 쌓아야 하는 요즘 달라진 풍경들 때문에

너무 힘들다.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게 중요한데,

실적... 싸움...

한숨만 나온다...

 

요즘 좋은 건,

드라이브 실력이 일취월장해서...ㅎㅎ

밤에도 잘 다니고, 

운전하면서 전화도 하고, 라디오도 틀고...

네비도 잘 본다. ㅎㅎㅎㅎ

정말 요즘 운전이 재미있어서, 뭔가 전문적으로

나중에 레이싱 분야 섭렵해 보고 싶을 정도로

차가 너무 좋다.

최근 밤 운전을 두 번째로 했을 때 그 쾌감이란!ㅎ

 

 

믿기지 않을 만큼..

조금 덜 외로운 건...

내 애마와 고양이 그리고... 블로그...?ㅋㅋ

뭔가 동호회도 요즘은 불륜 천국이고

건전한 곳이 별로 없다.

시간낭비도 좋아하지 않는 터라,

알찬 시간을 컴퓨터랑 매일 보내는 게 좋았는데,

이런 일이 올 줄은 몰랐다.

참..

 

 

 

참..

시기가 시기인지라...

독일에서 집에서 매일같이 작업할 때에도 이러지 않았는데,

정말

요즘 들어 빨리 누군가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휴...

 

솔로가 편하긴 하지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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