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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독일 문방구/독일 방구석에서 고뇌

(5) 한편의 책을 쓰고 싶어 생각한 주제

by 21세기 문방구 뽑기다운타운언니 2020.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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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편의 책을 쓰고 싶어 생각한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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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스토리>

갑자기 들것에 실려가는 걸 보고, 도대체 누굴까 어떤 일이 발생했던 걸까. 왜 굳이 내 벨을 눌렀을까, 집에 다른 사람들도 머물러 있는데 말이지. 혹시 저 남자가 회사에서 내 얘기를 한 건가. 그래서 회사에서 나타나지 않아서 이렇게 신고가 들어온 것일까 아님 뭘까 도대체 뭘까. 그리고, 난 걱정이 되어 나도 모르게 기도를 했다. 저 사람이 살아 돌아오기를, 내가 저 사람의 이름도 몰랐다니! 나를 도와준 사람이었는데 내 택배도 받아주고 그나마 아는 이웃인데 말이다! (우리 건물 독일인 이웃들은 모두 친절하다. 좀 예민한 이웃도 있고 가끔 시끄럽게 구는 프랑스인 이웃도 있지만 말이다) 저 사람이 살아 돌아온다면 내가 맛있는 한국 음식을 대접하겠다고 말이다. 알지도 못하는데, 그냥 그런 심정으로 마음속으로 기도를 했다. 그리고 괜한 죄책감이 몰려왔다. 이웃들은 내 성을 알고 있는데, 나는 그들의 이름의 성 조차 몰랐다. 이게 꿈은 아니겠지? 벨을 눌러도 내가 건물 입구 문을 안 열어줬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싶었다. (독일의 일반 주택들은 들어가는 입구가 모두 열쇠로 열어야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독일 주택은 모두 열쇠 시스템이다. 자동문은 가게나 뭐 회사 등등에만 설치되어 있고 집은 대부분 열쇠 시스템이다. 현관 열쇠 그리고 지하창고 열쇠 방 열쇠 이 중 둘은 하나의 키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열쇠를 잊어버리게 되면 그 건물에 살고 있는 모든 열쇠를 바꿔야 한다. 열쇠를 잊어버리면 굉장히 큰 액수를 집주인에게 줘야 할 수도 있다. 또한 열쇠 보험이라는 것도 들 정도로, 리스크가 매우 심하다.) 만약 누군가 건물에 들어가고 싶으면 집에 있는 사람이 문을 열어줘야 하는데, 그 첫 번째 벨이 우리 집 벨이 되었다. 늘! 왜 그런지 모르겠다. 내가 있는 걸 누가 보고 있나. 내가 집에 있을 때마다 누가 아는 것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내 심정을 얘기했다. 왜 내가 그 사람의 이름을 몰랐을까, 왜 알려고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는 이제 2월부터 다른도시에서 잠깐 일을 하기 위해 짐을 챙겨야 했다 곧 그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5화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100%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이어지는 스토리

 

친구와 전화 통화를 끝낸 후 그냥 마음이 좀 어두워졌다. 갑자기 이내 슬퍼졌다. 나는 난생처음 내 이웃이 실려나가는 것을 처음 봤기 때문이다. 내가 이웃의 이름을 모른다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자책을 하며 그냥 이상하게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그리고 왜 그들은 하필 우리 집 벨을 누른 것인가하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곧 내가 다른 도시에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곧 일을 배우러 가야 하는데, 짐과 챙길 것들 그리고 밍키와 함께 갈 생각에 뭔가 들뜨기도 했으면서 5.9킬로의 튼실한 밍키와 가장 큰 캐리어, 돌덩이 같은 백팩, 게다가 엑스트라 짐까지.... 마스크를 하고 지금 이 상황을 뚫고 기차를 탈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어쨌든, 아직 6일이 남았지만,... 설레기도 하고 처음으로 그런 큰 곳에서 일을 한다니! 며칠 안 남은 상황에 잠은 오질 않았지만 어쨌든 잠을 청했다. 

다음날, 나는 들뜬 채로 일을 정리하고 집 청소를 계속해서 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날은 또 마트 가서 장을 봐야 했다. <아 귀찮으니까, 그냥 저녁에 가야지>라고 계속 미루고, 할 일이 많아지니까 그때그때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정서적으로 부담감과 기대감이 동시에 생겼다. 내가 일을 하러 가는 곳은 다름 아닌 라디오 방송국이었다. 아마 클래식 전공자들 중에서 그렇게 실무적인 일을 하러 가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대중음악 분야이니. 독일에서 내가 고통스러운 시간에 있었을 때, 회의가 들었던 클래식을 조금 중단하고 내가 즐길 수 있는 대중음악 사운드를 만들고 영화와 애니메이션 음악도 만들었었는데, 그때 이후로 그 열정이 계속 되었다.  물론, 그래서 내 성적이 엉망이었던 것인 줄도 모른다.  어쨌든 그 관심들이 지금까지 이어져, 나는 작년 2019년 10월에 스카이프로 면접을 보고 담당자가 면접 끝나고 바로 메일로 일하자고 연락이 왔었다. 찾아보니 응시자가 꽤 있었다. 포트폴리오와 내 사운드 클라우드 그리고 홈페이지, 이력서 등등 모든 경력과 관련된 것들 그리고 독일 대학원 졸업증까지 모두 제출한 상태로 면접을 봤던 것이다. 그리고 합격한 뒤 일은 2020년 2월부터. 정확히 2월 3일에 시작된다. 

뭔가 이제 필요한 품목들을 조금씩 사서 챙겨야 했지만 그건 나중에 사고, 일단 뭘 먹을지 고민을 하다가 냉장고를 보니 먹을게 다 떨어졌다. 아 너무 정신없이 하루가 가고, 시간을 봤더니 벌써 밤 9시다. 다행히 10시까지 마트가 문을 열어서, 바삐 장바구니를 챙겨 나왔다.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기쁨과 함께 설렘... 처음으로 일하러 가는 곳, 내 전공과는 다르지만 어쨌든 라디오 방송국이라니!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라디오 방송국이다! 그것도, 독일 사람들이랑 말이다! 그런데, 뭐 사설 방송국이니 그렇게 크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뭐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슈퍼로 가는 그 어둠 속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날은 좀 그랬다. 그래서 뒤를 봤더니, 아니나다를까 어떤 큰 키의 긴 머리의 중국인 여자 같아 보이는  한 여성이 나를 뒤따라 오는 것이었다. 게다가 장바구니를 들지 않고 막 속옷 같은 찰랑거리는 치마를 입은  차림새. 귀신인가? 그래서 난 < 아, 착각하지 말자 그냥 사람이야>라고 생각하고 내 할 일을 보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간간히 그 여자가 내 주변을 맴도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기분이 나쁜 건 어쩔 수 없었다. 나 또한 사람을 많이 상대했던 선생의 직업을 가졌었고, 10년 넘도록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다양한 인물들을 가르쳤기 때문에 사람을 잘 파악한다. 예전에는 살인사건의 흐름도 다 파악할 정도로 디테일한 것들을 잘 파악했다. 다시태어나면 형사나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암튼 사람을 관찰하는 것은 연출에 관심이 생기면서 생긴 것이지만, 어쨌든 난 확실히 사람 파악을 잘한다. 

10분이 지났을까, 나는 마트 장바구니에 무거운 물건을 담고 이제 카운터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그 뒤따라왔던 중국 여자가 갑자기 나타났다. 그때는 체감상 15분 이상은 슈퍼에서 머물렀던 것 같은데,  근데 그동안 그녀의 손에는 아무것도 지닌 것이 없었다. 나는 <도대체 저 사람 뭘까> 하고 조금 의심이 들었다. 혹시 나를 뒤따라 왔나? 중요한 건,  나는 이곳에서 산지 벌써 4년이 되어가는데, 나는 이 중국인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분명 중국인이었다. 나는 중국인과 대만인을 그냥 느낌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홍콩 출신 사람도 말이다. 일본인들은 당연히 구분이 된다. 암튼, 그녀는 그냥 나를 향해 웃으면서 불쑥 지나갔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내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 무거운 짐 때문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마스크(FFP2)에 소독제를 뿌리고 화장실 수건걸이에다 살짝 걸어놓았다.  장바구니와 운동화에도 소독제를 뿌리고  장 본 물건까지 모두 소독제를 뿌리고 모두 세제로 씻고 헹구고 닦고 그러고 나서 샤워를 했다. 머리를 말리고 늦은 저녁밥을 먹는데, 그 일을 잊고 밥을 먹었다. 갑자기 불현듯, 회사에 가서 어떻게 소개하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벌써부터 말이다. 그렇지만 이내 다시 노트북을 열고 프로그램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벽 2시쯤인가, 침대로 가 잠이 들었다. 여기까지 내가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다시 생각을 하고 있다. 도대체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긴 건지 말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난 깨달았다. 분명, 그 여자는 중국인이었고 뭔가 있었다고. 참 우연히인지 불운인지 모르겠지만, 다음날 나는 일어나자마자 우려했던 일이 나타났다. 머리가 너무 아프고 열이 났다. 혹시, 이게 우한 바이러스인가 하고 불안함이 맴돌았다. 아니 어제 슈퍼 간 기억밖에 없는데,  그동안 난 거의 집에 머물렀다고. 곧 나는 다른 도시로 가야 했고 도대체 나에게 무슨일이 생긴건가 라고 싶었다. 항상 행복한 일들과 동시에  불행은 항상 찾아왔다. 그래서 난 행복한 그 순간이 늘 불안하다.  그래서 난 항상 생각했다. 난 그렇게 행복하고 싶지 않다고, 다른 불행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나는 지금 생각을 해야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최선으로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행동을 하자고.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4달이 지난 타이레놀 한통.  하지만, 열이 너무 심했다. 나는 내가 살면서 이렇게까지 열이 있는 경우를 스스로 처음 체험했다. 그래서 근처에 가끔 가던 내과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엔 독일이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다. 마스크 의무도 아니었고, 하지만 나는 마스크를 쓰고 갔다. 나는 이 상황에서 그 행동밖에 할 수가 없었다. 곧장 간단하게 씻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때가 아침 8시쯤 되었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보였다. 내가 갈 때마다 병원엔 늘 나이 많으신 분들밖에 보이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 나는 간호사에게 작은 소리로 얘기를 했다. 내가 지금 열이 나고 두통이 있다고. 그랬더니 간호사는 아무렇지 않은 듯 표정을 내비쳤지만 나와 얘기가 끝나고 의사가 있는 진료실에 들어가서는 무언가 자기들끼리 얘기를 하는데, schlecht (슐레 히트, 나쁜)라는 단어가 들렸다. 하.. 이제 난 어떡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스스로 너무 불안했다. 나는 곧 다른 도시에 가서 정말 처음으로 독일에서 일을 경험하려고 했었는데, 내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제기랄!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도대체 그 중국 여자애는 왜 하필!....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나는 간호사가 부를 때까지 병원 빈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15분이 지났나, 간호사가 내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의사 진료실에 들어갔다. 원래 남자 의사가 있었는데, 오늘은 여자 의사였다. 그건 다행이었다. 나는 처음 보는 의사였다. 의사가 반갑게 얼굴을 맞이해줬다. 밖에서 들렸던 그 단어가 신경이 쓰였지만 어쨌든 의사니까. 내 신상에 대해서 물어본다. 어떤일을 하냐고, 아니 왜 병원에서 그런걸 물어봐? 내 보험이 아직 학생보험이라서 그런것 같기도 했지만, 어쨌던 내 보험은 내 상황에 맞게 허락된 것이다. 내가 서있는 상태에서 의사가 계속해서 질문을 했다. 어디가 아프냐고, 그래서 나는 갑자기 아침에 두통과 열이 나기 시작했다고, 그랬더니 의사는 윗 옷을 다 벗어보라고 했다. 내가 <옷을 벗으라고요?> 한번도 윗통을 깐적이 없었는데 병원에서...... 다행히 여자 의사였지만, 내 몸을 보여준다는 것이. 내 몸에는 온통 밍키 발톱의 흔적이 가득했다. 옷을 벗고 난 뒤 의사는 청진기로 내 상체를 진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곳 저곳을 귀로 들어보더니, 이내 그 차가운 얼굴에서 웃음을 지으면서, <열이 심각하지 않아요>라고 하면서 이내 안도의 말을 내비쳤다. 휴...정말 다행이었다. 의사는, <괜찮으니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하고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의사 : 열과 두통을 내리는 약이 있어요 이건 매우 저렴하고 효과도 좋답니다.

나 : 아, 네. 감사합니다.

의사 : 이 두통약은 1.79유로 밖에 안 하죠 그렇지만 역사도 오래되었고 평가가 좋아요

나: 아, 네 알겠습니다. 

의사: 문제가 없으니,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일을 하고 있는가요?

나 : 아 곧 다른 도시로 가서 플락티쿰을 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몇 개월 뒤에 다시 돌아올 거예요

의사 : 다시요?

나 : 그래서 그런데,  제가 원래 먹던 약을 3개월치 더 주실 수 있나요? (나는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다 아픈 구석이 여러군데)

의사 : 네, 그러죠. 그럼 그렇게 해드리겠습니다. 

나 : 감사합니다. 

 

그러곤, 진료실에서 나왔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들 여러 명이 내가 나오자마자 의사를 향해 무언갈 물어본다. 아무래도, 내가 아픈 게 혹시 우한 폐렴인지 물어보는 것 같았다. 아, 이제 더한 인종차별을 받겠구나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이제껏 잘 견뎌냈으니, 괜찮겠지 라고 생각을 했다.  병원을 나와서 바로 통로로 이어지는 약국을 들어가 처방전을 약사에게 건네며 임시로 알레르기 약을 달라고 하고, 소독제 2 통도 더 구매했다. 아, 정말 왜 하필.  그런데 처방전의 약이 내가 원한 개월 수 보다 많았다. 내가 그 병원에 가는걸 누구도 원치 않는다는 느낌이 갑자기 들었다. 나는 중국인이 아닌데 말이다. 모르겠다. 물론 나를 생각해서 그런 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집에 오자마자 나는 밍키를 살폈다. 밍키가 나땜에 아프면 안 되는데 그냥 그런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래서 당분간 3일 정도는 가까이하지 말자고. 아, 이상황이 괜찮아 질지 너무 걱정이었다. 3일뒤에도 아프면 어떻게 될까 일을 중단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아니, 내가 어떻게 구한 일인데!...정말 억울했다. 난 항상 청결을 유지했단 말이다. 독일에서 살면서 항상 한 달에 한 번씩은 일을 치렀다.  그리고 곧장 집에와서, 한국에 있는 아는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늘 그렇듯이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어제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도대체 나는 어떻게 될까. 그러나 아는 동생은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걱정하지 말라고, 일어나지 않은 일들은 걱정하지 말라고 말이다. 제발 괜찮아져야 할 텐데 말이다. 

 

 

다음 스토리는 금요일에 이어집니다. 

 

 

 

 

 

 

 

 

 

매주 월, 금에 책의 다음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불펌과 복사, 복제를 일절 금합니다.※

- 글의 저작권은 모두 21세기 문방구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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