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는 코를 훌쩍훌쩍거리면서 마시는 게 한국에서 밥을 먹을 때 코를 푸는 것과 일맥상통한 느낌이다. 오히려, 독일에서는 코를 마신다거나 콧물 소리를 계속 내는 것보다, 휴지나 수건으로 시원하고 크게 확 푸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다. 계속 옆에서 콧물을 훌쩍인다거나 하는 그런 행위는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며, 불쾌한 행위라 대부분 한국 사람들도 독일에 가면 코를 소리 나게 확 풀어주고 끝낸다. 그래서 누가 연설하거나 어떤 공공장소에서 아주 크게 코를 아주 시원하게 푸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독일은 오히려 그런 행동이 예의인 곳, 그런 코푸는 문화가 있는 곳이다.
그런데 대부분 한국 사람들은 식당에서 코를 세게 푸는 사람들을 보면 비위가 상한다거나 혹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도 어떤 글에 코푸는 소리와 행동에 비위가 상한다고 올라온 글을 보고, 와 정말 예민한 사람들이 많구나 싶었다. 정말 이런 사소한 문화의 차이도 신기하지 않은가.
확실히, 나는 독일에서 몇년동안 흡수되어 살다보니 사고방식이 온전히 그들의 방식은 아니지만 코푸는 것에 있어서 오히려 크게 확 푸는 게 낫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특히, 밖에서 코를 더럽게 벽이나 휴지 없이 흘기는 좀 더러운 몇몇 사람들의 몰상식한 행동 빼고는 밖에서 휴지나 수건으로 코를 크게 푸는 게 나쁠 게 없다고 생각이 든다. 밥을 먹을 때도 코를 먹는 소리를 내거나 콧물을 빨아들이는 소리는 내는 것 보다 코를 세게 확 풀어주는 것이 훨씬 낫 더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독일의 성당이나 조용한 분위기 가운데 코를 확 푸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인상을 찌푸리는 독일인들은 없다. 오히려 그게 예의라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 문제가 식사자리에서 만큼은 굉장히 예민해지기도 한다. 밥을 먹는 중에 누군가 코를 세게 풀면 어떤 이들은 비위가 상해서 짜증을 내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콧물이 나는 것을 막는 방법이 있다. 일단 기침을 참으면 콧물이 나기도 하는데 그럴 때 기침이 나려고 하면 기침을 하기 전에 생수를 먹으면 기침이 사그라들 수 있다. 기침 증상이 오려고 하고 있는데, 뭔가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으면 가지고 있는 생수를 조금 마시면 그 증상이 사라진다. 이건 내가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이 예민해져 있을 당시 써먹었던 방법이다. 그래서 500ml짜리의 생수를 들고 다녔다. 한국에선 테이크 아웃으로 커피를 사서 들고 다니는게 더 익숙하지만, 독일은 슈퍼에서 술병이나 음료 그리고 물을 사들고 다니는게 더 익숙하다. 프랜차이저 커피 가게가 별로 없고 있어도 빵을 파는 곳에서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는 경우는 있지만 한국인들처럼 그냥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고 어떤 유명 카페의 음료들을 테이크 아웃해서 들고다니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대신 빵 들고 출근하거나 물을 들고 있는 경우는 많이 봐왔다.) 독일에선 물을 가방에 넣고, 필요할 때 마신다. 레스토랑 가서 커피를 마시는 것보다, 생수를 사서 지출을 최소화하고 꼭 쓸 때 쓰는 절약정신이 있다. 왜냐하면 독일에선 개인 커피가게나 일반적으로 한국과 같은 큰 카페가 없고, 대부분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팔거나 유명 빵집에서 커피를 팔기 때문이다. 아이스커피도 파는 곳만 판다. 여름이라고 모든 레스토랑에서 아이스커피를 팔지 않는다. 다만, 베를린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파는 곳이 다른 지역보단 많다. 그런 곳에 가면 서빙을 하는 사람에게 팁을 줘야 하니 이래저래 그냥 프랜차이 저인 스타벅스를 가는 게 낫기 때문에 오히려 스타벅스가 인기가 많다.
이렇게 문화적으로 전혀 상반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나라이다 보니, 적응하는데 꽤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을 보면서 배울 점은 배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 코를 푸는 문화는 한국과 너무 상반되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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