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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c 문방구가 보는 예술과 이야기들/21c 영화와 음악

우울함을 파고드는 영화 "멜랑콜리아" 그리고 바그너

by 문방구PD 2022.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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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을 파고드는 영화 "멜랑콜리아", 혹은 지구종말을 처음부터 우울하게 펼친 영화

오래전부터 이 영화는 많은 영화인들이나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늘 언급되어 오곤 했다. 일단 감독 자체가 늘 논란의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특이한 촬영기법 그리고 독특한 소재 등이 그의 영화에 대한 기대심을 더 높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비요크 주연의 어둠 속의 댄서(2000), 안티크라이스트(2009)등 예술영화를 만드는 유명 감독이며, 매우 무거운 주제를 단순하고 명료하게 잘 끄집어내면서 때론 어려운 것들이 많은데, 특히 멜랑콜리아가 그랬다.

감독

라스 폰 트리에 (*1956, 덴마크)

:  아주 극단적이고 불편한 내용들이 있는데다가 남에게 추천하기는 좀 그런데 그래도 예술영화로 느껴지면서 이렇게 특이한 영화는 드물다고 생각하면서 누군가에게 알려줄 수 없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이 영화의 첫 창면부터, "응?, 이게 뭐지.... 어두운 안갯속이며  영화 시작이 왜 이래?라고 말할 수 있겠다. 누군가는 한국에 김기덕 감독과 비교를 하던데, 내가 볼 때 그 정도의 막장은 아니다. 그렇지만 여배우 성추행 사건들이 도마 위에 오르긴 했었다. 

또한 나치 옹호 발언, "히틀러를 이해한다"고 말해 칸 영화제에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그가 왜 그랬는지 이해를 한다고 했지, 찬양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당시엔 정말 논란이 되었었다. 

라스 폰 트리에는 어려서부터 아주 방임적인 유대계 누디스트 가정에서 자랐는데, 트리에의 어머니가 임종 직전에 곁을 지키고 있던 라스 폰 트리에에게 "지금까지 네가 아버지라고 알고 있던 사람은 사실 너의 진짜 아버지가 아니란다."라며 이름을 알려주고 죽은 것. 막장 불륜 드라마에서 수도 없이 나오는 멘트지만 트리에의 경우 그 이유가 참 기가 막히다. 라스 폰 트리에의 어머니는 예술가인 자식을 낳고 싶었는데, 자신의 남편은 너무 고리타분하다고 판단하고 이웃에 사는 독일계 예술가와 관계를 해서 라스 폰 트리에를 낳은 것. 트리에는 생부를 4번 정도 만나러 갔던 모양이지만 그 노인은 트리에를 자식으로 인정하기는커녕 아주 불쾌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 후로 라스 폰 트리에 역시 생부를 만나지 않았고, 종교도 유대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함으로써 자신을 키운 피가 안 섞인 친부와도 스스로 의절했다고 한다.

위키, 참조

 

 

장르 SF, 드라마

러닝타임 136분

 

라스 폰 트리에 (*1956, 덴마크)

 

영화 초반부터 끝까지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서곡이 흘러나온다. 바그너의 이 서곡,  단 한 곡으로 이 영화를 끌고 간다.

 

(후기 낭만시대의) 바그너의 곡 중에 가장 많이 연주되기도 하고 유명하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서곡

왜  바그너인가....(감독이 왜  바그너 곡을 선택 했을까?)

바그너의 음악극  "트리스탄과 이졸데" , 

영화 전반에 깔린 우울과 지구종말을 바그너가 가지고 있는 음악적 테마 "구원"을 염원한 것은 아닐까

사람들이 불운한 가운데, 신이라도 붙들라고 무언가 염원을 비꼬듯 올려놓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왜 비극적인 상황에서 고리타분한 클래식의 음악이 흘러나오면 그게 더 비극적으로 느껴지면서도 뭔가 더 내면적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크니까 말이다. 

 

영화의 줄거리

저스틴(커스틴 던스트)은 우울증을 앓고 있다. 그런 그녀가 결혼식을 돈이 많은 형부 덕분에 아주 성대하게 치르고 있는 밤이었다. 그녀를 축하하기 위한 결혼식의 모든 사람들이 모인 저녁식사 자리에서 어머니의  말로 인해 커스틴은 우울증이 다시 도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버티고 있었던 자신도 참을 수 없어 계속해서 예비신랑과의 엇갈린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결혼식인데 계속 우울증이 심해지고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여러 번 이상 행동을 시작하고, 신랑과 방에 들어와서도 관계를 거부하며 시간을 끌고 이내 방에서 나가버린다. 그리고 그녀는 실패한다. 결혼이 끝나고, 그녀의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그리고 찾아오는 이상한 전개, 멜랑콜리아라는 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것 같은 현실이 다가오고.... 결국 그 현실은, 지구 멸망. 

 

 

우울함의 원천을 끌어올리고, 게다가 지구종말까지 그려낸 영화이다.

아니 줄거리가 어떻게 이렇게 이어지는지...

정말 독특한 영화이다.

이 영화를 검색하면 염세주의라는 말이 많이 쓰여지곤 하는데,

확실히 결혼식을 망치는 엄마가 세상에서 존재하는 지 모르겠지만, 영화속에 그런 엄마가 하는 발언들이라던가 결혼식에서 기뻐야 하는 신부가 견디기 힘들어한다던가 그런 장면들을 보면 굉장히 염세주의적인 표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염세주의, (pessimism)

세계나 인생을 불행하고 비참한 것으로 보며, 개혁이나 진보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경향이나 태도
철학적 비관주의

 

이런 종말론적 영화들이 인간의 처세술에 대한 환경과 심리와 의지를 보여주는 데에 반해, 이 영화는 큰 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는 설정인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설정은 실제 종말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영화에서 가장 극한의 우울함을 내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 "예술의 종말"이라는 표현으로 많이 언급되기도 한다. 그녀가 초반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도망치거나 오줌을 싸거나 물에 빠지는 장면들은 그리고 저 포스터와 같이 물에 떠내려 가는 모습은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의 죽음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서론과 본론 그리고 결론 이 모든 것이, 우울과 종말의 연관성으로 결국 끝은 이렇게 될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데 특히나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서곡이 비극의 결말을 더한층 슬프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정말 기분이 멜랑콜리하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점,

"바이러스 따위 두렵지 않아, 지구 멸망이 기다리고 있잖아!"


코로나 팬데믹을 2년 이상 겪고 있는 시점에,
이 코로나 펜데믹보다 더 강력한 것은
지구 종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믿어 의심치 하게 된다.
지구와 행성과의 충돌,

돈 룩 업에서도 봤듯이...


약간, 이런 생각까지 든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더 우울해질 수 있나,

아니면 더 좌절할 수 있을까....

명장면....

실제로 저런 옷을 입고 물에서 뜨는 것도 불가능할 텐데..

 

지구보다 큰 행성이 지구와 부딪히기 일보직전의.....

 

오두막도 아닌, 저 나뭇가지는 저 사람들이 만든 것도 아니며

갑자기 영화에서 튀어나오는

그래서 SF인가....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면서도

우리가 저런 상황에선 어떻게든 숨어도, 그 어떤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정말 지구 종말의 모습이 저럴까?....

너무 비현실적이라....

더 판타지 같은 느낌..

이런 식으로 판타지를 그릴 수 있구나 하는...

그래도 무엇인가에 휩싸이는 것이 영화 첫 도입부처럼 슬로우하게 진행되는 것이...

 

 

리하르트 바그너, 

신체 166cm (슈베르트 보단 크다. 슈베르트가 150이었나 157이었나...)

 

독일의 작곡가이자, 연출가, 지휘자 및 음악 비평가로 알려져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곡가이기도 하며, 그의 예술적 가치는 독일에서 많이 거론되곤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작품이 별로 없다. 

 

그는 드레스덴에 체류할 당시, 그의 세 번째 오페라 리엔치를 썼으며, 작센의 드레스덴 왕립극장에서 공연을 하기로 했다. (드레스덴에서 꽤 인연이 많은데, 내가 드레스덴에 있었을 때에도 늘 독일인들은 바그너를 아냐고 물어봤다. ㅋㅋ) 이곳에서 그 유명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과 <탄호이저>를 쓰고 상연했었다. 바그너는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클래식의 오페라라는 장르를 한층 더 형식적으로 끌어올려 확립하고 발전하는데 이바지한 인물이었으며, 그의 정치적인 성향이나 다른 예술가들에게 준 영향이나 음악적으로 구축된 라이트모티브(leitmotif)라는 유도동기를 만든 인물로, 이런 방식이 후대 영화음악이나 다른 음악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처음에 트리스탄과 이졸데 서곡이 나왔을 때, 기대했던 것은 또 다른 사랑인가? 아님 비극적인 사랑인가 라고 영화에서 기대를 했건만 이건 전혀 다른 스토리로 흘러가서 상당히 묘했다. 오리지널 클래식을 영화에 섞어 놓으면 뭔가 원초적인 느낌이 난다. 기품이 있고 이런건 둘째치고, 날것 그대로 사용하는 것들을 보면 가끔 웃음이 나기도 하고 사실 난 이 영화의 바그너의 곡이 너무 잘 어울려서 놀라기도 했지만, 바그너의 곡이 이렇게 우울하게 그려질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현대음악가들은 이런 음악을 "구구절절"....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조성음악은 확실히 슬프다." "너무 애절하고 애잔하다." 라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영화에서 나왔을 때 약간 웃기기도 했다. 

 

 

#뭔가 색다른 우울한 영화를 보고 싶을 때

#뭔가 기분이 우울할 때 보면 좋을 영화

 

 

글, 생각 21세기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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