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 때인가 고등학교 때인가..
나의 10대 때 기억나는 장면 중에 하나. 매우 끔찍했던...
아무튼 학생 때 친구와 대구에 당시 유명했던 "중앙시네마"(지금은 없어진 것 같은데)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한창 세이클럽 채팅으로 남녀를 만나고 했던, 삐삐에서 핸드폰으로 뒤바뀌던 시기.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한창 그렇게 채팅하고 연락하고 지내면서 영화관에서 만남을 갖곤 했었으니까 말이다.
꽤나 낭만적이었는데...!
한창 그 어린 나이에 영화를 본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주변엔 다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사람들이 있었고,
개중에 예쁜 여학생 한 명이 엄청 꾸민 채로 남자를 기다리는지 (세이클럽 채팅의 스멜이 스멀스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예쁜 여학생이 겁에 질려 놀란 행색을 하고 바라본 상대방의... 남자......
그 모습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눈 부위가 이상했는데 사실 얼굴만 봤을 때 괴물인 줄 알았다.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너무 오래된 일이라 그 기억은 없지만, 한쪽 눈이 분장을 한 것처럼 외계인처럼 먼가 튀어나와서 붕대와 함께 한쪽 눈이 가려져 있었는데 키가 매우 작고, 한 150cm?... 뭔가 친구 하면 어디 끌려갈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었는데 그 남자가 그 여자를 본 순간, 얼굴을 아는 듯이 어깨를 메고 놀라서 기절초풍할 것 같은 여자는 순간 너무 놀래서 아무것도 못하고 남자가 손을 어깨에 단채로 그녀와 영화관 안을 들어갔었다 그 여자의 놀란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는데, 세상에...세상에...
약간 외계인 얼굴 두상... 위에 크고 아래가 뾰족한... 병이 있어 보이는 듯한...
그때 이후로 나는 세이클럽으로 채팅을 하는 것을 안 하게 되었다.
사람은 한 번씩 끔찍한 경험을 하지 않으면
본래 그 끝에 어떤 일이 닥치고 있는지 알지 못하기에
매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간접체험으로 그런 장면을 봤기에 망정이지....
우리 때 그런 채팅으로 남녀끼리 공중전화 박스에서 전화를 한다고 전화카드를 사던 시절이었는데, 그 설렘이 좋아서 생각했을지 몰라도
나는 영화관에서 그것을 목격하고 나서
그 예쁜 여자애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림을 잘 그렸다면 그 남자의 얼굴을 그려서 설명했을 텐데....
한쪽 눈이 엄청나게 튀어나온 골격에 붕대와 무언가 감고 있었고 키가 너무 작았다는 점. 눈 부분이 너무 끔찍해서... 기형인가, 다친 것인가... 싶을 정도로게다가 목소리는, 기계음처럼 잠시 스쳐 지나갔었다.
그 남자가 도착하자마자 그녀를 발견하고
그녀는 그 남자를 보고 "으악"소리를 내고, 난 그 소리에 그녀에게 더 집중하게 되었고
그 남자가 그녀에게 어깨동무를 하자,
너무 놀래서 기겁하면 아무 행동도 못하듯이
끌려간 느낌...
그 어두운 곳에서 어떻게 됐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한 번씩, 불현듯 생각나는 그 장면 이제는 명확하게 그 장면이 생각나진 않지만, 흐릿하게 잊히지 않는 장면.
너무 생생하게 기억되지 않아 다행일 정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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